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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칼럼
작성일 2015-03-04  조회수 1389  No. 17 
제목 커피와 건강   작성자 연세C&S 수정 삭제

커피와 건강


 연세 씨앤에스 재활의학과 의원

원장 이 창 헌


 아주 오래전 이야기 입니다. 에디오피아의 목동인 칼디는 어느날 염소들이 처음 보는 열매를 먹고 흥분해 날뛰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목동 칼디는 두려운 마음에 염소들이 먹던 열매를 근처 수도원 (기독교 수도원은 아닙니다) 원장에게 가져갔습니다. 수도원장은 열매를 보고는 이를 악마의 열매라고 판단하여 열매를 화롯불에 던져넣었습니다. 그러자 불을 만난 열매는 매우 신비롭고 매혹적인 향기를 뿜었고 그날밤 있었던 수도원의 새벽기도 때에는 어느 수도사도 졸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로 이 열매가 짐작하듯이 바로 커피 입니다. 힘들고 피곤했던 의대생 시절, 그리고 전공의 시절 커피는 위의 설화에서처럼 우리에게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친구였고 잠을 덜자도 환자를 치료하는데 무리가 되지 않도록 약간의 각성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뗄레야 뗄수 없는 기호식품 이었습니다.


  현대의 사교생활에서 서먹한 분위기를 해소시켜주고 모임의 격조를 높여주는 대표적인 음료를 들라고 하면 대부분의 의사들은 와인과 커피를 들 것입니다. 위의 설화에서처럼 커피는 동양 또는 이슬람 지역이 원산인 Oriental 문화이고, 와인은 기독교 문화에 뿌리를 둔 서유럽의 Occidental 문화 입니다. 두가지 음료는 색깔이 다른 만큼이나 인체에 상반되는 작용을 했고 그로인한 문화적 차이는 양 거대문명 사이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냈습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부터 디오니소스로 시작되는 와인의 신은 로마 신화에서 바쿠스로 이어지면서 유럽 사람들은 와인이 주는 흥겨움, 활발함, 자신감 등을 즐겼습니다. 매우 엄격한 기독교 이념이 지배하던 중세시대로 넘어오면서는 와인을 “주님의 피” 라 여기며 수도자들은 새로운 수도원이 만들어질때마다 주님의 피를 만들수 있는 포도원부터 가꾸었습니다. 숨막힐것 같은 중세시대에 부양가족도 없는 수도사들의 유일한 탈출구는 오직 와인이었을지 모릅니다. 커피가 유럽에 처음 전해진 것은 12세기 십자군 전쟁 때인데, 유럽에서는 커피가 적군 이교도의 음료였고 악마의 색인 검은색 이었기 때문에 교황청에서는 커피의 음용을 금지했습니다.


  와인이 이렇게 뇌의 우반구를 자극하는 음료인 반면 커피는 반대로 지성을 자극하고 분석력, 냉철함을 증가시켜주는 다시말해 뇌의 좌반구를 자극하는 음료입니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멧은 와인은 사람을 위로할뿐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와인을 아주 부정적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아라비아 숫자의 발명, 아랍권의 수학문명, 천문학의 발전 등이 뇌의 좌반구를 자극하는 커피와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관계인 것입니다. 이렇게 양 거대문명의 두가지 음료가 숱한 역사의 아이러니를 거쳐 현재는 우리 현대생활에서 어느것도 끊을수 없는 훌륭한 기호식품으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잠시 딱딱한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커피는 흥분, 기쁨, 행복감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 물질인 Dopamine의 분비를 도와 우울감을 감소시키고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각성효과를 주게 됩니다. 또한 운동시 단백질 섭취와 함께 커피를 마시면 근육에 작용하여 운동의 지구력을 증대시키며 신진 대사를 촉진하게 됩니다. 또한 커피의 원료인 원두 에는 클로로겐산 (Chlorogenic Acid ; Polyphenol 화합물의 일종) 같은 항산화제가 풍부하여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커피에는 수많은 성분이 혼합되어 있어 우리가 처방하는 약물처럼 특정 질환이나 체질에 따라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피로를 쫓기위해 수시로 커피를 마시는 경우 커피가 위벽을 자극하여 위산분비를 촉진하고, 위장과 식도를 연결하는 괄약근을 약화시켜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고 위궤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은 40대 중반부터 노화의 한 증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이전에는 커피를 많이 마셔도 증상이 없던 환자가 어느 날 속쓰림이나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붓고 목이 쉰다든지 하는 증상이 계속되면 커피를 끊고 관찰해 보거나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 커피의 각성 효과는 보통 커피 섭취 후 카페인 성분이 8시간에서 10시간까지 소량이라도 남아 몸의 대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오후의 커피는 숙면을 방해하여 피로를 유발합니다. 커피는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하기 때문에 급 만성 장염이나 복통을 동반한 대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골대사와 관련해서는 하루에 세잔 이상의 카페인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있거나 골밀도가 낮은 연령과 환자는 조심하셔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카페인과 비만과의 관계입니다. 카페인은 중추 신경계를 활성화 시키기 때문에 신진 대사를 촉진하지만 최근 카페인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기 위한 운동의 좋은 효과도 감소시킨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이 복부비만과 운동 부족, 과잉 열량 섭취 등이니 이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는 커피를 좀더 주의하여 마시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보통 진하고 쓴 커피에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보다는 커피를 로스팅 하고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게 됩니다. 커피를 끓이는 방법 중 에스프레소 식의 추출 방법이 가장 카페인 함량이 적은데 이유는 뜨거운 물에 닿는 시간이 30초 정도로 짧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커피는 원두를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콩을 볶는 방법이나 온도에 따라 카페인의 함량이 다르고, 또 사람에 따라 카페인의 분해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몇 잔 마셨을 때 속쓰림 이나, 불면증, 피로 등의 부작용이 없는지, 가장 좋은 컨디션이 되는지 관찰하여 자신에게 알맞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 흡연자나 약을 복용하고 계신 환자들은 카페인의 작용이 체내에서 더 길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유의하도록 주의를 주어야 하겠습니다.  또 당연하 이야기지만  커피에 프림이나 설탕을 첨가할 경우에는 칼로리도 높아지게 되므로 커피를 드실 때는 프림이나 설탕 없이 커피를 드시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커피 믹스” 는 빨리빨리 문화를 만들어낸 한국에서 개발한 커피인 것을 모두 알고계실 것입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보면서 피로를 풀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간단한 방법이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인데, 사실 피로회복을 커피에만 의존하게 되면 몸은 더 많은 카페인을 요구하게 되므로 커피 중독도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건강한 몸 상태에서는 커피가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적절한 운동과 균형잡힌 식생활이 동반되지 않은 습관적인 커피 섭취는 우리 몸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 하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Dutch coffee 를 사진으로나마 수원시의사회 회원님들께 바치면서 미숙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며칠 남지않은 올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에도 건승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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